평범한 할머니 오말순
이 영화 '수상한 그녀'의 주인공은 오말순 할머니입니다. 그녀는 남편을 일찍 여의고 외아들을 대학 교수로 키워낸 여성입니다. 그녀는 대학교수인 아들, 주부인 며느리, 손녀, 그리고 음악에 푹 빠진 손자 반지하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며느리는 평소에 심장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한 집에 같이 사는 말순에게서 받는 스트레스로 인해 건강이 악화되어 병원에 입원까지 하게 됩니다. 그래서 말순의 가족들은 스트레스의 원인인 말순 할머니를 노인 전문 요양원에 보내자는 이야기까지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내 모든 가족들이 그녀를 양로원에 보내는 것에 찬성하는 결정이 내려집니다. 말순은 그녀가 사랑하는 가족과, 자신이 자랑스러워하는 아들에게서 버림받았다는 사실에 큰 마음의 상처를 받습니다. 말순 할머니는 그렇게 속상한 마음으로 집 밖을 헤매던 중에 어떤 사진관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말순은 '청년 사진관'이라는 간판에 이끌려 그 사진관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게 됩니다.
눈부신 청춘을 되찾은 말순 할머니
70대인 말순은 이제 20대의 꽃다운 처녀로 변신했습니다. 말순은 그저 길을 지나가다가 한 사진관에 들러서 사진을 찍었을 뿐인데 자신의 모습이 완전히 변했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한순간에 모습이 변한 말순은 더 이상 가족 앞에 모습을 드러낼 수 없었기에 그대로 집을 나와버립니다. 그리고 남은 가족들은 말순을 찾으며 그녀를 걱정합니다. 말순은 갑자기 젊어진 자신의 몸에 한동안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되찾은 자신의 젊음을 즐기기로 결심하고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일들을 하기 시작합니다. 먼저, 그녀는 새롭게 바뀐 외모에 어울리는 새로운 이름을 짓기로 결심합니다. 오두리.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을 생각하며 지어낸 이름입니다. 외모는 젊어 보이지만 하는 행동은 영 수상한 그녀 오두리입니다. 모든 가족들이 말순 할머니가 행방불명되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녀는 젊은 오두리로서 매일 가족을 만나며 지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오두리는 자신이 일했던 카페에서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부릅니다. 그런데 그때 주위에 있던 두 명의 남자가 오두리에게 있는 특별한 매력을 보게 됩니다. 그들 중 한 명은 그녀의 손자인 반지하였습니다. 반지하는 자신의 밴드에서 노래할 사람을 찾던 중이었습니다. 반지하가 그녀에게 밴드의 보컬 자리를 제안하고, 두리는 손자 밴드에서 보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두리는 카페에서 자신에게 관심을 가졌던 음악방송 PD를 만나게 되고 그와 점점 가까워지게 됩니다. 한평생 고단했던 삶 앞에서 사랑의 감정을 느낄 여유가 없었던 그녀에게 새로운 사랑의 설렘이 싹트기 시작합니다.
되찾은 젊음보다 중요했던 그녀의 가족
두리가 반지하의 밴드에 합류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두리와 반지하의 밴드는 점점 더 유명해졌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밴드는 두리와 친분이 있는 음악방송 프로듀서의 도움을 받아 소중한 기회를 얻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음악방송에 출연해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고 그것은 반지하의 꿈이었습니다. 공연 당일이 됐고,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반지하는 너무나도 들뜨는 마음으로 공연장으로 향하던 와중에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인해서 응급 수술을 하게 됩니다. 죽어가는 손자를 살리기 위해서는 혈액형이 맞는 피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가족 중 손자에게 혈액을 공급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오직 두리만이 손자와 맞는 혈액형을 가지고 있어서 수혈을 해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두리가 몸에서 피를 내보내게 되면 그녀는 이제 더 이상 젊은 모습으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녀의 아들은 자신의 엄마가 이제껏 자신을 뒷바라지하기 위해서 젊음을 뒤로하고 산 힘겨웠던 삶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 뒤로하고 이제는 젊은 모습으로 제2의 인생을 살아가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되찾은 청춘을 손자를 구하기 위해서 기꺼이 포기합니다. 그렇게 말순의 손자는 살아났고 무사히 회복했습니다. 사랑하는 손자를 구한 말순은 이제 가족과 화목한 삶을 살며 노인의 삶으로 돌아옵니다. 그녀는 이전의 70대 노인의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할머니와 그녀의 가족들, 주변 사람들 사이에서는 무언가가 바뀌었습니다. 그들의 삶에 사랑이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온 것입니다. 말순 할머니의 손녀는 두리를 대신해 밴드 보컬리스트가 되었고, 손자는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가족들이 서로의 진심을 깨닫고, 결국 더 가까워지면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게 됩니다.
삶과 부모의 사랑에 대해서 생각해보다
영화 수상한 그녀를 보고 제가 느낀 점은 이렇습니다. 하루하루 눈앞에 닥친 과제들을 해결하느라 청춘을 다 바친 할머니를 보며 안타까운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말순 할머니도 남편이 있었는데 그 남편을 하루아침에 잃고 자신과 어린 아이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면서 살아왔습니다. 그녀도 처음부터 이러한 삶을 살 거라는 것을 알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그저 자신의 앞에 놓인 과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서 만들어나간 것이 그녀의 인생이 되었을 것입니다. 하나뿐인 인생을 되돌릴 수 없으니 정말 나중에 뒤돌아봤을 때 후회하지 않도록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제가 놓치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그럼으로써 제 삶을 재정비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의 후반부에는 말순 할머니가 자신이 바라던 젊음을 되찾고 새로운 사랑의 설렘도 느끼며 잘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사고로 손자가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한치의 망설임 없이 손자를 위해 다시 청춘을 포기하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이 저에게는 너무나도 감동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가족과 부모의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솔직히 큰 기대는 없이 본 영화입니다. 하지만 약간의 로맨스, 재미, 웃음, 감동이 더해진 영화여서 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명절에 가족들과 함께 볼만한 영화를 찾으신다면 '수상한 그녀'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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